-
새벽 다섯 시, 거실의 작은 스탠드 아래에서 시편 5편을 다시 펴 든다. 아침의 첫 음성을 누구에게서 듣는가, 정돈되지 않은 마음을 그대로 가져오는 자세, 펼쳐 두고 기다리는 새벽의 단정함에 대하여.
-
월말 가계부 마지막 줄에 적힌 십칠만 원의 차이 앞에서, 잠언 30장 8절 아굴의 기도를 다시 읽는다.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청지기 정신에 관한 묵상.
-
봄비가 그친 베란다 난간 모서리에 남은 물 자국 한 줄. 신명기 32장 2절 모세의 노래를 다시 읽으며 가는 비처럼 스며드는 일반 은총의 결을 헤아린다.
-
월요일 새벽 첫차 정류장에서 마주한 가로등 아래의 짧은 묵상. 시편 5편 3절을 통해 아침의 자리, 음성의 순서를 다시 생각해 본다.
-
주말 가계부와 자산 점검의 책상 앞에서, 마태복음 25장 달란트 비유가 오늘 21세기 청지기에게 다시 묻는 한 가지 — 굴리는 일이 아니라 맡겨진 것을 매일 다시 셈하는 마음에 관한 묵상.
-
주일 새벽 책상 위에 켜둔 작은 등잔불 앞에서, 마태복음 5장 산상수훈의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말씀을 다시 만나며 등경 위에 두어진 우리 자리를 묵상하는 글.
-
오월의 골목 시멘트 틈에서 자라난 작은 흰 들꽃 한 송이 앞에서, 산상수훈의 들에 핀 백합화 본문을 다시 만나며 누구도 부르지 않은 이름까지 알아보시는 그분의 시선을 묵상하는 글.
-
AI 시대의 강단을 묻는다. 도구로서의 AI와 발화자로서의 사역자, 그리고 매끄러움 너머의 무게에 관하여.
-
누가복음 15장의 잃은 양 비유를 다시 읽으며, 하늘의 산수와 목자의 어깨가 가르치는 신앙의 결을 묵상한다.
-
비가 그친 일요일 오후, 사람들이 모두 떠난 빈 예배당의 마지막 의자에 앉아 시편 46편을 다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