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묵상
10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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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노트에 쌓여가는 일상의 은총 —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에 대하여
서랍 깊은 곳에서 오래된 노트 한 권이 나왔다. 표지가 많이 낡아 있었다. 펼쳐보니 내 글씨로 가득 채워진 기도문들이었다. 날짜와 함께 짧은 문장들이 이어져 있었다. 어떤 날은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만 적혀 있었고, 어떤 날은 “너무 힘듭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빽빽하게 써져 있었다. 그 노트를 들여다보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기도는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무릎을 꿇고,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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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첫날 점심 후 산책길 보도블록 틈 사이 작게 흔들리는 흰 들꽃 한 송이 — 마태복음 6장 28절 들의 백합화를 다시 돌아본 영성 일기
유월의 첫날 점심 후 한 시 이십 분, 사무실 빌딩 후문을 나서서 골목길로 접어든다. 점심을 가볍게 먹고 동료들이 모두 카페로 향한 사이, 혼자 천천히 한 바퀴 도는 산책의 시간. 빌딩 뒷편 좁은 인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화단을 끼고 도는 모퉁이가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 두 블록쯤 떨어진 동네 공원의 입구로 이어진다. 늘 같은 코스, 늘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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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첫날 월요일 새벽 책상 위 빈 잔에 천천히 차오르는 보리차 김 한 줄 — 예레미야애가 3장 22절 아침마다 새로운 자비를 다시 마주한 데일리QT
유월 첫날 월요일 새벽, 도시의 가로등이 아직 꺼지지 않은 다섯 시 십칠 분. 거실 마룻바닥 위로 비스듬히 떨어지는 빛의 결을 따라 천천히 책상 앞에 앉는다. 어제 늦게 닫아 놓은 성경의 가죽 표지 위에 흰 가루처럼 내려앉은 새벽의 차가운 공기. 그 위에 손을 한 번 얹고, 잠시 손바닥 안쪽으로 전해 오는 미지근한 결을 가만히 느낀다. 새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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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출근길 환승 통로 손잡이를 잡은 손끝의 작은 떨림 — 베드로전서 5장 7절 모든 염려를 다 그분께 맡기라는 한 줄
월요일 출근길도 화요일 출근길도 다르지 않다. 같은 시각 같은 환승 통로, 같은 사람들의 흐름. 그 익숙한 흐름 안에서 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의 아침 한 순간이 다르게 다가왔다. 환승 통로의 손잡이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떨림이었다. 그 떨림의 정체를 모른 채 한참을 그 손잡이 위에 손을 올려 두었다. 베드로전서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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