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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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점심상 위에 놓인 오래된 흰 그릇 한 개 — 평범함 속에 숨겨 둔 은혜의 결을 만져본 오후
주일 예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한낮, 식탁 위에 익숙한 흰 그릇 하나가 놓여 있었다. 가장자리에 옅은 금이 가 있는 그 그릇이 평범한 점심상 위에서 가장 깊은 묵상이 되어 잠시 머물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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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 예배당 가는 길, 가로등 아래 떨어진 오월 꽃잎 한 장 — 안식일 아침 내딛는 걸음에 대한 작은 메모
주일 아침, 평소보다 십오 분 일찍 집을 나섰다. 가로등 아래에 떨어진 흰 꽃잎 한 장이 작은 등불처럼 빛났다. 안식일은 의무가 아니라 사람을 향해 놓인 선물이라는 사실이, 권사님의 빗자루 옆에서 다시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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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새벽 베란다에서 마주한 다섯 시 반의 푸른 빛 — 잠들지 못한 마음에 한 줄 말씀이 떨어진 자리
다섯 시 반, 거실 한쪽 베란다 문을 살며시 열었다. 잠들지 못한 마음에 떨어진 한 줄 시편이 다시 새벽을 깨운다. 작은 신호를 알아챈 사람만이 새벽을 자기 시간으로 받아드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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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 베갯잇에 떨어진 눈물 한 방울 — 그 작은 자국 위에 머무신 분
새벽 두 시, 베갯잇 위에 생긴 작은 자국 하나를 가만히 짚어 보다가 떠오른 시편 56편 8절. 빨리 닦아 내려 하지 않고, 자국 위에 함께 머무신 분을 마주한 한 밤의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