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토요일 오후 마을 어귀 느티나무 그늘 — 흔들리는 잎 사이로 새어 드는 빛
오월 토요일 오후 세 시, 마을 어귀 오래된 느티나무 그늘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잎과 잎 사이를 통과하는 햇빛, 그 어른거리는 무늬 안에서 마주한 한 분의 자리에 대한 한나절의 기록.
오월 토요일 오후 세 시, 마을 어귀 오래된 느티나무 그늘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잎과 잎 사이를 통과하는 햇빛, 그 어른거리는 무늬 안에서 마주한 한 분의 자리에 대한 한나절의 기록.
토요일 새벽 다섯 시 사십 분, 부엌 식탁 위에 누워 있던 어제의 성경책을 다시 펼쳤다. 시편 5편을 한 줄, 한 줄 손으로 옮겨 적는 동안 새벽의 식탁 위에 천천히 떠오른 한 호흡에 대하여.
어머니의 새벽 기도를 떠올리며, 한 사람의 무릎이 닿았던 자리가 어떻게 한 영혼의 몸에 새겨지는지를 묵상한다. 흘려지지 않고 향로의 향으로 올려지는 새벽의 기도에 대해.
오월 출근길 환승역 계단에서 군중과 익명성을 묵상한다. 시편 139편의 시선 안에서 도시의 한 사람을 다시 한 사람으로 알아보는 작은 신앙의 자세에 대해.
오월 목요일 새벽, 식탁 위에 남은 어제의 빵 부스러기를 들여다보며 떡 뗐던 자리에 남는 작은 흔적과 그 위에 내려앉는 빛, 그리고 부스러기까지 거두어 주시는 손길을 묵상한다.
마가복음 4장 35-41절 강해. 풍랑 속에서 잠드신 예수, 깨어나 “잠잠하라 고요하라”를 명하신 그분의 평안이 표면이 아닌 깊이까지 잠재우는 결을 짚는다.
오월의 저녁 베란다에서 마주한 떨어진 잎 한 장. 가는 잎과 들어오는 잎을 함께 지키시는 분의 손길을 시편 121편으로 다시 묵상한다.
오월의 화요일 오후, 동네 작은 도서관 창가 자리에서 만난 빛과 말씀의 시간. 시편 119편 105절의 등과 빛을 다시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