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5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먼저 더 많은 일을 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더 큰 열매를 만들기 위해 애쓰라고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이 먼저 주시는 명령은 ‘내 안에 거하라’입니다. 이 말은 활동의 명령이라기보다 관계의 초대입니다. 제자들은 곧 예수님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지나게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지보다 누구에게 붙어 있을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쁜 신앙생활 속에서 주님과의 … 계속되는
아침이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이 이미 지쳐 있는 날이 있습니다. 알람을 끄자마자 확인한 메시지, 답을 정하지 못한 일정,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몸은 일어났는데 마음은 아직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한 듯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더 빨리 움직여야 하루를 붙잡을 수 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서두름보다 먼저 돌이킴을 말합니다. 지금 내 마음을 붙드는 것이 무엇인지, … 계속되는
일상에서 소망이라는 말은 대개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결과가 불확실할수록 소망은 막연한 기대나 낙관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소망은 원하는 결과를 스스로 강하게 믿어 내는 기술과 다릅니다. 성경의 소망은 하나님이 누구신지, 그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을 이루셨는지에 뿌리를 둡니다. 아직 보지 못한 것을 기다리면서도 현재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신뢰가 바로 그 … 계속되는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 뒤에 자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눈앞의 배고픔이 해결된 경험을 기억했지만, 예수님은 그보다 더 깊은 필요를 보게 하십니다.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와 책임을 진지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동시에 아무리 많은 것을 채워도 마음 한편이 비어 있는 듯한 순간을 만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실제 필요를 무시하지 않으시면서,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 계속되는
감사는 기분이 좋은 날에만 꺼내는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사람들의 반응이 따뜻할 때에는 고맙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피곤하고 해결되지 않은 일이 앞에 놓인 날에는 감사가 억지 문장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감사는 어려움을 없던 일로 만들거나 슬픔을 빨리 덮어 두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마음을 숨기지 않은 … 계속되는
‘은혜’라는 말은 교회 안에서 자주 들리지만, 너무 익숙해서 그 의미를 좁게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떤 좋은 일이 생겼을 때만 은혜라고 말하거나, 힘든 일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따뜻한 감정 정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은혜는 이보다 더 깊고 넓습니다. 은혜는 하나님께서 사람이 받을 자격을 먼저 증명하기 전에 다가오셔서 사랑과 구원을 베푸시는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은혜의 출발점은 … 계속되는
저녁이 되면 식탁 위에는 하루의 흔적이 남습니다. 급히 마신 커피 자국, 읽다 만 종이, 누군가의 작은 물건, 아직 치우지 못한 접시가 한데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그런 모습을 보며 오늘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식탁을 천천히 닦는 몇 분은 단순한 집안일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하루를 다시 제자리에 놓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 계속되는
여리고 길가의 바디매오는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의 이름이나 형편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이 짧은 외침 안에는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솔직함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신앙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필요한 말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자리에서 주님께 있는 그대로 나아가는 … 계속되는
저녁이 되면 하루의 빈틈이 더 또렷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끝내지 못한 일, 충분히 다정하지 못했던 말,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은 시간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낮에는 할 일의 속도에 밀려 지나갔던 아쉬움이 창가에 남은 빛처럼 조용히 마음을 비춥니다. 우리는 그 빈틈을 메우기 위해 늦게까지 더 애쓰거나, 스스로를 심하게 다그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루의 끝은 채점표를 들고 서는 시간이 아니라, … 계속되는
빌립보서의 이 말씀은 불안을 느끼는 사람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차갑게 명령하는 문장이 아닙니다. 바울은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도 공동체에게 평강의 길을 전했습니다. 그래서 이 권면은 모든 문제가 이미 해결된 사람의 조언이 아니라, 제한과 불확실성 속에서 하나님께 시선을 돌린 사람의 고백으로 들립니다. 염려가 찾아오지 않는 삶을 약속하기보다, 염려가 찾아올 때 그것을 어디로 가져갈지 가르쳐 줍니다. 믿음은 마음속 걱정을 … 계속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