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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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에 올라서서 — 하박국 2장 1절, 응답을 기다리는 자리에 대하여
하박국 선지자는 이상한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무너지는 시대를 마주한 사람의 자리, 그러나 그 무너짐 앞에서 하나님을 향해 질문을 거두지 않은 사람의 자리. 그 자리의 이름이 본문 가운데 한 단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망대”입니다. “내가 내 망대에 올라서서 나를 책망하는 일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 하박국 2:1 망대(望臺)는 본래 적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세운 군사적 장소입니다.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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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 시 반의 잠잠함 — 늦봄 새벽 기도 자리에서
새벽 네 시 반의 어둠은 한낮의 정적과는 다릅니다. 한낮의 정적이 사물의 형태를 또렷하게 드러내는 정적이라면, 새벽의 정적은 모든 사물의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 주는 정적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잠시 자기 자신의 모서리를 잊습니다. 어떤 모양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 이름을 지고 가는지조차 잠시 흐려지는 시간, 우리는 그 시간에 가장 진실한 자리에 서게 됩니다. 현관문을 살며시 닫고 밖으로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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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첫 토요일, 거실에 머무는 빛 — 토요일 오후의 작은 묵상
오월의 첫 토요일, 햇살이 거실 마룻바닥까지 길게 내려앉습니다. 평일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자리, 오래 비어 있던 가구의 모서리에 빛이 머무릅니다. 토요일은 그렇게 한 주가 미루어 두었던 자리들을 다시 비추는 시간 같습니다. 며칠 동안 정신없이 지나간 일들이 햇살 속에서 천천히 그 윤곽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기 위해서 이렇게 빛이 필요한 존재구나, 새삼 … 계속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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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과 아직 자라지 않은 기도 — 봄 끝자락 영성 일기
지난 가을에 묻어 둔 씨앗이 끝내 자라지 않았다. 빈 화분 앞에서 나는 자라지 못한 기도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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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라는 말이 닳지 않으려면 — 익숙해진 단어를 다시 읽는 시간
기독교인의 입에서 가장 자주 흘러나오는 단어, 은혜. 너무 자주 말해서 닳아 버린 그 단어를 한 번 더 천천히 발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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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큐티 — 가장 분주한 시간에 멈추는 다섯 줄
분주한 정오, 키보드 위에 잠깐 손을 얹는다. 일곱 번이라는 숫자가 멀게만 느껴지는 날, 단 한 번의 멈춤이 하루의 호흡을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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