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첫 월요일 오전 열 시 사십 분,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시편 23편을 천천히 펴 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외우다시피 한 본문이고, 새벽기도회와 결혼식과 장례식의 가장 깊은 자리마다 자주 낭독되는 본문이라,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너무 익숙해서 자주 흘려 듣게 되는 본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강해라는 작업은 익숙함을 다시 한번 낯설게 만들어, 마치 처음 펴 보는 … 계속되는
오월 끝자락의 햇살이 화단 모퉁이까지 길게 내려온다. 매일 출퇴근길 옆을 무심히 지나치던 그 작은 화단이다. 사월에 핀 튤립들은 진작에 자리를 비웠다. 오월 초의 장미들도 한 차례 무성한 시간을 보내고 시들어 갔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이름조차 모르는 작고 흰 꽃 한 송이. 어제 비가 한 차례 짧게 지나간 자리에 그 꽃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 흔들리고 … 계속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