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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is White(러브 이즈 화이트)/박소향


처음
지독히도 당신을 앓았다
민들레가 홀씨를 만들고 있는 동안에도
열병은 떠나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으면 행복했다
부실한 잠은 늘 창밖의 어둠이 차지했고
허한 골목으로 안개가 차 오르는 동안
슬픈 꿈은 오래도록 나이를 잊어버렸다
잠간씩 정신의 통증을 잊어버린 바보같은 내가 좋았다
아무 기척도 없는 백지같은 날들도 그저 좋았다
한번씩 우연처럼 듣는 당신의 목소리가 끔찍이도 좋았다
나로부터 온통 마음을 훔치게 한 그 시간들이
흔적 없이 사라진대도 백치처럼 죽도록 당신이 좋았다
아, 아직도 나는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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