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가 기울 때면 낮 동안의 소란이 가라앉는 것이 좋고 그 고요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감사라는 말이어서 좋다.
당연한 듯 지나간 아침의 햇살이 다시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 좋고 별것 아닌 인사 한마디가 마음을 덥혔던 순간이 좋고 그 모든 것을 지으신 분께 돌릴 수 있는 것이 좋다.
감사라는 말은 잊기 쉽고 가볍게 쓰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말할 때만 비로소 무게를 갖는 말, 그 무게를 오늘 저녁에 한 번 더 느낀다.
부족한 것을 헤아리기보다 받은 것을 세어 보는 마음이 좋고 세어 볼수록 내 손보다 크신 그분의 손이 보이는 것이 좋고 그 손에 기대는 것이 좋다.
저물녘의 붉은 빛 아래 감사라는 말을 조용히 되뇌는 것이 좋고 그 말이 내일의 첫 마디가 될 수 있다면, 오늘의 해넘이는 결코 끝이 아님을 알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