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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하구에 서서


야무진 포부를 안고
출발한 금쪽같은 시간..
그 흐름조차도 느껴보지 못한 채
강 하구에 서 있는
초라한 나를 발견한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
급경사의 계곡을 걸어오면서
성한 곳 없는 몸뚱이
찢겨진 상처만 내려다본다.

강둑을 걸어 나오기엔
초라한 모습에
망설이는 나의 자존심이여..

강기슭에 스러진 갈대처럼
꺾여버린 소망들이여!

빗장을 열고
햇살을 맞기에는
어둠에 익숙해 버린 눈동자
그 시린 날이 두렵기만 한데

언 땅에 훈풍을 주시듯
여명으로 눈 띄우는 자상함이
찬란한 빛으로 불러내시니
오호라 아침햇살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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