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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 포구에서


사방을 둘러봐도
신명나지 않는 세상사
잠시 접어두고
훌쩍 달려온 월곶 포구
밀물을 타고
은빛 너울에 실려온
태안반도 뱃사람들의
그 비릿한 아픔
한 조각 가슴에 닻을 내린다

      바닷새들이 날라온  
      오늘의 뉴스가
      조개껍데기처럼 개펄에 쌓인다    
      혜진이 엄마의 애끓는 기원 
      끝내 하늘에 닿지 않아 
      어린 꿈이 토막으로 흩어지고  
      네 모녀의 단란한 웃음도 
      차디찬 땅에 묻히고 말았다 
      왜? 왜? 왜? 
    아무리 심장을 쥐어뜯어도 
      해답은 찾을 길 없고 
      털썩 주저앉은 내 영혼으로  
      해일이 세차게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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