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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전부는 아니다


산악인 엄홍길은 얼음절벽 로체샤르를 등반해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등정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도 산을 생각할 때마다 두렵고 떨린다고 한다.

엄시는 지난 2003년 로체샤르 2차 도전을 하다 눈사태로 숨진 박주훈, 황선덕 두 동료의 사진을 배낭에 넣고 등반해 깊은 감동을 주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일까, 아니 두 동료에 대한 무언의 죄책감일까.

그는 가슴에 묻은 두 동료를 생각하며 절대고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영국 최고의 산악인 조지 말로니는 “왜 산을 오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악인 엄홍길도 “내가 산을 정복한 것이 아니라, 산이 나를 허락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 산은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산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구름이 되고, 나무가 되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느낀다.

그 가슴 뭉클한 감격과 희열은 산을 올라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또한 굳이 정상만을 고집하지 않고 뒤쳐져 있는 동료가 있으면 기다려주고, 부축해 주면서 함께 산을 오른다.

우리는 산에 오르는 동안 동료의 땀 냄새와 거친 호흡, 고난과 환희의 순간들 속에서 하나의 실타래로 묶여 진한 동료애를 느낀다.

그 안에서 진정한 산행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는 목표 중심적이거나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믿음세계의 본질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지거나, 그 분의 존재로 닮아가는 것이다.

신앙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동행하며 올곧게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의 최정상에 우뚝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교회 생활도 그렇다. 교회에서 서로 정상만을 차지하기 위해 기득권, 헤게모니만을 주장하며 다투고 분열하면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도중하차를 하게 된다.

이제 우리 모두 먼저 서로를 일으켜 세워주고 기다려주며 함께 더불어 가는 성숙한 신앙을 갖자.

그럴 때 모두가 함께 정상에 서서 영광을 누리는 공동체의 행복과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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