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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지는 가지가 되라


캐나다 퀘벡 주에 남북으로 뻗은 계곡이 하나 있다.

이 계곡은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서쪽 산등성이에는 소나무, 측백나무, 당광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반해 동쪽 산등성이는 온통 히말라야 삼나무 일색이라는 점이다.

이 기묘한 절경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 유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한 부부가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어느 겨울, 거의 파경 직전이던 부부가 과거의 애틋한 감정을 되살리고자 여행을 떠났다.

그들이 이 계곡에 도착할 무렵 하얀 눈이 펑펑 쏟아졌다.

부부는 흩날리는 눈보라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바람의 방향 때문인지 동쪽 산등성이에 서쪽보다 훨씬 더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잠시 후 히말라야 삼나무 위에 두텁게 쌓인 눈이 나뭇가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탄력이 좋은 삼나무 가지가 아래로 휘어지더니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들을 아래로 와르르 쏟아 냈다.

눈이 어느 정도 쌓이면 가지가 휘어졌고 이내 눈 더미는 땅으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을 반복하면서 히말라야 삼나무는 눈보라에도 생채기 하나 없이 멀쩡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나무의 가지들은 꼿꼿하기만 할 뿐 눈덩이의 압박에 못 이겨 툭툭 부러지고 말았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예전에는 동쪽 산등성이에도 여러 나무들이 함께 우거져 있었을 거예요.

다만 가지를 굽힐 줄 몰랐기 때문에 눈보라에 쓰러져 하나 둘 사라진 거겠죠.’

울컥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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