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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8:12 다시 읽기 — 빛을 따른다는 것은 오늘 무엇을 선택하는가


요한복음 8장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어둠을 한 번에 지워 버리는 장면을 약속하는 구호가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삶의 방향을 보여 줍니다. 당시 종교적 확신과 여러 목소리가 가득한 자리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무엇을 더 많이 알아야 하는지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누구를 따라 걸을 것인가를 물으셨습니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여기서 ‘따른다’는 말은 순간의 감동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걸음의 방향을 바꾸고, 빛이 있는 곳을 향해 계속 움직이는 일입니다. 제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일 뿐 아니라, 그 말씀 때문에 자신의 판단과 욕심을 살피는 사람입니다. 빛을 따른다는 것은 내가 옳다는 확신을 더 단단히 붙드는 일이 아니라, 예수님의 성품과 말씀 앞에서 내 선택을 비추어 보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그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조롱하거나 멀리서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빛으로 오셔서 함께 걸을 길을 여십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읽을 때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누가 어둠 속에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오늘 빛을 피하고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입니다. 이 질문은 우리를 정죄로 몰아넣기보다 회개의 자리, 곧 방향을 다시 돌리는 자리로 이끕니다.

성경을 깊이 읽고 공부하기 위한 열린 노트와 지도 이미지
Photo via Unsplash

‘생명의 빛’은 단지 더 밝은 기분을 뜻하지 않습니다. 생명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회복되는 삶의 충만함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모든 일이 뜻대로 풀려서 빛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진실을 버리지 않고, 두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선택하며, 실패한 뒤에도 다시 은혜를 구할 수 있기에 빛 가운데 걷습니다. 빛은 우리를 현실에서 떼어 놓지 않고 현실을 새롭게 대하게 합니다.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요한복음은 빛이 비치지만 모든 사람이 곧바로 그것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낙심의 이유가 아니라 겸손의 이유가 됩니다. 우리는 말씀을 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빛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우리는 성급한 판정 대신 진실한 기도와 선한 삶으로 빛을 드러내야 합니다. 예수님의 빛은 압박이 아니라 사랑과 진리로 사람을 부르십니다.

오늘 우리는 많은 빛처럼 보이는 정보 속에서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확신에 찬 말로 빠른 답을 제시하고, 누군가는 두려움을 크게 만들어 우리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그럴수록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무엇이 사랑과 진실을 향하는지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한 목소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즉시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믿음의 부족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빛을 따른다는 것은 서두름보다 진실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요한복음 8장의 말씀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어둠을 발견하는 도구를 주기보다,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줍니다. 내가 편리한 대로 사실을 고르고 있지 않은지,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사랑을 거두고 있지 않은지, 나의 입장을 지키려다 누군가의 존엄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이 자기 성찰은 우리를 작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은혜 안에서 더 자유롭게 걷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빛 가운데 걷는 사람은 모르는 것을 배울 줄 압니다. 성경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만나면 단정적인 해석을 서두르기보다 본문을 다시 읽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공동체의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질문이 있다는 사실은 믿음이 없다는 표지가 아닙니다. 질문을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두며 말씀의 문맥을 살피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 생각보다 넓은 하나님의 진리를 배워 갑니다.

또한 빛을 따른다는 것은 말의 책임을 배우는 일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옮기지 않고, 누군가의 약점을 대화의 소재로 삼지 않으며, 불편한 진실도 온유하게 말하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나의 말이 누군가를 쉽게 어둡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더디 말하고 더 깊이 들으려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화려한 언변보다 사랑 안에서 진실을 말하는 일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빛은 혼자 걷는 길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질문을 경청하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우며, 함께 말씀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만 어느 사람의 경험이나 주장도 예수님의 말씀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공동체는 각자의 확신을 겨루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그리스도의 빛 아래에서 겸손히 배우는 자리여야 합니다.

오늘 답을 다 얻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밤길 전체를 볼 수 있을 때만 따르라고 부르지 않으십니다. 지금 들려 주시는 말씀을 믿고 다음 한 걸음을 내딛으라고 초대하십니다. 불확실함이 사라진 뒤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함 속에서도 주님께 방향을 맡기는 것이 믿음의 실천입니다. 그 한 걸음이 오늘의 말과 선택을 생명의 빛으로 이끕니다.

빛을 따르기 위해서는 말씀을 내게 유리한 문장만 골라 쓰지 않는 성실함도 필요합니다. 본문의 앞뒤를 함께 읽고, 예수님이 누구에게 어떤 자리에서 말씀하셨는지 살피며, 내 삶에 적용할 때에는 단정 대신 기도로 나아가면 좋습니다. 성경 공부는 내 의견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말씀에 의해 나의 생각이 교정되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넓고 깊은 사랑을 배웁니다.

오늘 ‘빛을 따른다’는 말은 숨기고 있던 실수를 인정하는 일일 수 있고, 불확실한 이야기를 옮기지 않는 일일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날카롭게 말하고 싶은 순간에 한 번 더 듣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아주 작은 선택처럼 보여도 그 선택은 우리를 생명의 방향으로 이끕니다. 빛은 대개 특별한 무대보다 평범한 하루의 정직함 속에서 드러납니다. 기도하며 선택할 때 우리는 혼자 길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됩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요한복음 8장 12절을 읽은 뒤, 오늘 내가 정직하게 비추어 보아야 할 한 가지 선택을 적어 보십시오. 그 선택을 두고 ‘예수님을 따른다면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를 기도 가운데 물어보면 좋습니다. 빛을 따르는 작은 순종이 오늘의 관계와 마음에 생명의 방향을 세웁니다.


본 글은 크로스맵 편집팀이 편집·발행합니다. 성경 인용은 개역개정판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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