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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흐트러진 자신을 거두어 들이는 일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빙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은 소설의 끝머리에 가서
자신이 사생아라는 것을 알고 절망합니다.
자신의 출생을 알게 됨으로써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는 분노에 찬 주인공은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하려 결심하고
몹시 추운 날 눈 덮인 산을 오릅니다.

산 언덕에 온 그는 돌아서서
문득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을 바라보게 됩니다.

분명히 자신은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온 발자국을 바라보게 됩니다.

분명히 자신은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눈 위에 널린 발자국은 비뚤고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자기가 걸어온 눈 위의 발자국,
분명히 바로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흐트러져 있는 그 발자국을 보면서
이제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의 지난 과거도..
또한 용서할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어머니도..

용서란 타인을 너그럽게 봐주는 것이 아니라
흐트러진 자신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또 용서하지 못하는 자는
훗날 자신이 건너야할 다리를 부수어 버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되돌아볼 일입니다.

지독히도 옹졸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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