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나 문제, 즉 수수께끼가 많이 있습니다. 고대인들에겐 바람도 수수께끼에 속하는 현상이었습니다. 바람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바람이 무엇인지 알게 된 오늘날에도, 바람을 말로 설명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바람은 ‘기압의 차이에 의한 공기의 이동’이라는 사전적 설명을 이해한다고 쳐도, 막상 이 쉽지 않은 설명으로 바람의 실체를 느껴보려면 뭔가 허전해지기도 합니다..
바람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바람이 부는 곳에 서 있어야 합니다.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하고 두 뺨을 스쳐가는 그 무엇을 직접 느껴고,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마찰음을 듣고, 바람에 날리거나 떨어지는 잎사귀를 보는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바람을 느껴본 후에야 비로소 바람에 관한 사전적 설명도 성큼 다가오지요.예수를 찾아온 율법학자 니고데모에게 ‘물과 성령으로 난다’는 말이나 ‘거듭 난다’는 이야기는 혼란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계속 질문을 던지는 그에게 예수께서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경험하고 느끼는 방도 외엔 ‘거듭남’을 이해할 다른 길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니고데모에게는 이 답변이 꽤나 실망스러웠겠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하늘의 진리를 사모하고 깊이 깨우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빈 마음으로 길을 나설 일입니다. 생명의 움이 움씰대기 시작하는 저 들판 한가운데 서서 바람을 기다릴 일입니다.
바람 속에 서서 하늘의 진리를 깨우치게 하소서.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 (요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