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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화분에 물을 주며 — 보이지 않는 성장을 기다리는 시간


창가에 둔 화분은 매일 같은 모습으로 보일 때가 많습니다. 물을 주고 햇빛의 방향을 살피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날이 더 길게 느껴집니다. 잎 하나가 새로 돋는 순간은 짧지만, 그 순간을 위해 뿌리가 물을 끌어올리고 줄기가 자리를 잡는 시간은 오래 이어집니다. 우리의 삶에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시간이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도, 마음과 관계가 천천히 자리를 찾아가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야고보서 5:7)

기다림은 멈춰 서 있는 일과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것을 살피는 시간입니다. 농부는 비가 올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지만, 땅을 돌보고 씨를 보호하며 필요한 일을 합니다. 우리도 모든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맡은 일을 성실히 하고, 관계에 필요한 말을 건네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선택은 할 수 있습니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내 몫과 하나님의 몫을 구분하는 배움입니다.

요즘 일이 더디게 풀리거나 마음속 소망이 오래 응답되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자신을 의심합니다. 내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이미 늦어 버린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그러나 모든 성장은 같은 속도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계절을 내 삶의 기준으로 삼으면, 지금 내게 필요한 돌봄과 감사의 이유를 놓치기 쉽습니다. 비교 대신 내게 주어진 하루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화분에 물을 준다고 해서 매시간 흙을 파서 뿌리를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자주 확인하려 들면 오히려 식물을 지치게 할 수 있습니다. 삶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애쓴 뒤에는 잠시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같은 걱정을 계속 되풀이하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마친 후에는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며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작은 신호를 발견하는 연습도 도움이 됩니다. 어제보다 조금 덜 날카롭게 말한 순간, 미루던 일을 시작한 오후, 오랜만에 편히 잠든 밤처럼 사소해 보이는 변화에 감사해 보십시오. 큰 결실만 기다리면 지금 자라고 있는 은혜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작은 회복을 알아보는 사람은 조급함에 휩쓸리지 않고, 다음에 필요한 돌봄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창가의 작은 화분에 물을 주며 보이지 않는 성장을 기다리는 따뜻한 일상
Photo via Unsplash

기다림이 늘 평안한 것은 아닙니다. 답이 늦어지면 서운하고, 계획이 바뀌면 낙심하며,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감정을 억지로 밝은 말로 덮지 않아도 됩니다. 시편의 기도처럼 하나님께 솔직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라는 물음도 기도 안에 담길 수 있습니다. 정직한 기도는 믿음이 부족하다는 표시가 아니라, 하나님께 마음을 열어 두는 길입니다.

때로 기다림은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한 길이 닫혔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 정보를 살피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며, 지금의 형편에 맞는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다린다는 말이 무조건 같은 자리에 머문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급함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되, 필요한 변화는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지혜입니다.

식물은 혼자 자라지 않습니다. 햇빛과 물, 흙과 계절이 함께 필요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오래 무겁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가족이나 친구, 교회 공동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책임 있는 선택입니다. 도움을 받는 일은 약함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베푸시는 돌봄을 겸손히 받는 일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갈라디아서의 권면은 결과를 빨리 내지 못하면 자신을 몰아붙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선을 행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입니다. 여기서 선은 거대한 업적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맡은 일을 정직하게 마무리하고, 약속을 지키며, 지친 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도 선한 선택입니다. 우리가 바로 그 열매를 보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은 사랑을 따라 드린 수고를 헛되게 하지 않으십니다.

기다림 속에서는 내 마음의 속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몸은 쉬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마음만 앞서가고 있지는 않은지, 다른 사람의 기대를 따라가느라 정작 내 형편을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 것입니다. 충분한 잠과 식사, 짧은 산책과 기도 같은 기본적인 돌봄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지친 마음은 모든 일을 어둡게 보게 하므로, 쉼은 믿음의 걸음을 오래 걷기 위한 준비가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기다림은 사랑의 한 모습입니다. 상대가 바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대화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계는 세우되, 기도하며 적절한 거리를 지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상대를 통제하는 일은 내게 맡겨진 일이 아니지만, 내가 어떤 말과 표정으로 관계에 임할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조급한 소유가 아니라 존중을 배웁니다.

오늘 화분에 물을 주듯, 내 삶에도 필요한 작은 돌봄 하나를 더해 보십시오. 미뤄 둔 연락을 정리하거나, 책상 한쪽을 치우거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을 종이에 적어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 행동이 문제 전체를 해결하지는 않더라도, 삶을 다시 돌볼 수 있다는 감각을 되찾게 합니다. 작은 질서는 마음의 숨통을 열고, 다음 걸음을 보게 합니다.

기다림에는 감사가 자랄 자리도 있습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만 바라보면 이미 받은 도움을 놓치기 쉽습니다. 오늘 나를 위해 기도해 준 사람, 따뜻한 식사, 무사히 지나온 하루,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아침을 떠올려 보십시오. 감사는 어려움을 없애는 주문이 아니지만, 어려움만이 전부라고 믿지 않도록 마음을 붙들어 줍니다. 감사의 눈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하게 합니다.

긴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너무 멀리 있는 결승선만 바라보지 마십시오.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일, 오늘 마실 물 한 잔, 지금 드릴 짧은 기도에 마음을 두면 됩니다. 우리의 인생은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배우고 돌보고 기다리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때를 신뢰하는 법을 배웁니다. 보이지 않는 성장은 이미 시작되었을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오늘의 변화를 억지로 찾아내려 하기보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지킨 한 가지를 기억해 보십시오. 기다림 속에서 건넨 친절, 쉬어 가기로 한 선택, 다시 기도한 순간도 충분히 귀합니다. 하나님은 눈에 띄는 속도보다 그분께 마음을 돌리는 우리의 진실을 아십니다. 내일도 화분에 물을 주듯, 맡겨진 삶을 조용히 돌보며 소망을 품으십시오.

오늘의 작은 실천

기다리는 일 하나를 적고, 그 결과가 아니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돌봄 한 가지를 정해 보십시오. 그 작은 선택을 마친 뒤에는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드려 보십시오.


본 글은 크로스맵 편집팀이 편집·발행합니다. 성경 인용은 개역개정판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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