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만 쳐다보다가
내 수렁에 스스로 빠지지 않게 하소서.
내 마음을 넓혀주시고
내 뜻을 높게 해주소서.
나를 넘어선 따뜻한 시선으로
하나님 당신과 이웃을 보게 하시고
형제가 당하는 어려운 고비마다
함께 무릎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소서.
나에게 베풀어진 형제의 사랑을
셈하지 않게 해주시고
내가 베푼 사랑을 과장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지켜주소서.
슬프고 괴롭고 섭섭한 순간들조차
내 사랑이 닿지 못한 높이와
내 사랑이 펴지 못한 넓이의
쓸쓸함을 깨닫게 하소서.
당신이 심어주신 척박한 땅에서
당신이 불러주신 공동체 안에서
당신이 원하시는 아름다운 빛깔로
형제의 참사랑을 꽃피우게 하소서.
오직 하나인 목숨
이승의 남은 햇살을
서로 사랑함으로 불태우게 하시고
화해와 일치의 도구로 쓰이게 하소서.
주여, 오늘도
더욱 사랑하지 못한 아픔으로만
참회하는 영혼이게 하시고
흠뻑 젖는 가슴이게 하소서.
아아–
사랑 때문에만
오로지 사랑 때문에만
이 생명 타오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