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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주님, 당신 앞에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소서.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열망으로부터도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그러나 주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꺼내들 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주님 자비를 허락하소서.

다른 이들과 생각이 달라 간혹 부딪히는 일이 생길 때엔 나의 입술을 열지 말게 하시고, 차분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하소서.

‘그래 어쩜 저가 옳고 내가 틀릴 수 도 있어…’

주님! 저로 모든 이들과 더불어 살기에 어려운 성인은 되지 말게 하시되 적당히는 착한 마음을 지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하소서.

그 어떤 경우라도 마귀의 자랑거리인 심술궂은 늙은이는 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제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도 허락해 주소서.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무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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