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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예화] 숨소리, 한숨소리


한 구두 수선공이 어느 날 랍비를 찾아왔다.“

나의 아침기도 시간에 대해 상담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나의 고객들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라서 그들은 모두 구두가 한 켤레씩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의 구두를 저녁 늦게야 받아 가지고 거의 밤새도록 수선하는 일을 합니다.”

“참 귀한 일을 하시는군요.”

“그렇지만 새벽녘이 되어서도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을 때가 많지요.

그 사람들이 일하러 가기 전에 구두를 준비해놓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여쭙는 것인데, 나의 아침기도 시간을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요?”

“그동안은 어떻게 하였나요?”

“어떤 때는 기도를 짧게 하고는 다시 일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언짢습니다.

또 어떤 때는‘주님, 죄송해요’ 하고는 그냥 넘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뭔가 허전해서 그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구두에서 망치를 들어올릴 때면 이따금씩 나의 가슴이 이렇게 한숨 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나는 얼마나 불행한 자인가? 아침기도조차 할 수 없으니…’”

그는 이 말을 마치고 나서 또 한숨을 지었다.

수선공의 말을 듣고 있던 랍비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만일 신이라면 아침기도보다 그 한숨 소리를 더 값지게 여길 것입니다.”

한숨을 크게 내 쉬라.

하나님은 그 한숨 소리를 결코 외면치 않으신다.

개구리의 기도는 생활 속의 기도이다.

깊은 한숨으로 “개-굴-개-굴-…” 해보라.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신데 무엇이 두려운가?

유창한 언어가 아니어도, 논리적이지 않아도, 문학적이지 않아도 아버지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

한숨, 푸념까지도….

< 개구리의 기도 > 한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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