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가이드포스트> 지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윌리라는 소년이 크리스마스 연극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능이 조금 떨어져 4학년에 다녀야 할 나이에 2학년에 다니는 아이입니다.
키도 크고 마땅한 배역이 없어 여관집 주인 역을 맡았습니다.
문앞에 턱 버티고 섰다가 마리아와 요셉이 오면 “방 없어요” 하고 들어가버리는 역입니다.
한 달이나 연습한 끝에 성탄절이 되어 공연을 합니다.
마리아와 요셉이 왔습니다.
“주인님, 방 하나만 주세요.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아무 데서도 안 받아줍니다.
부탁합니다”. 윌리는 퉁명스럽게 “빈 방 없어요. 딴 데나 가 봐요 !” 하고 맡은 역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연극을 지도했던 선생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안으로 퇴장해야 할 윌리가 처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요셉과 마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각본에도 없는 대사를 갑자기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요셉님, 마리아님, 가지 마세요.
사실은 우리 안방이 비어 있어요.
그 방을 쓰시란 말이에요 !” 순간, 관객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처럼 뜻깊은 성탄 연극은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