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필요한 일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내게 정말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내게 절실한 일은 진리를 발견하는 일이다. 내가 그것을 위해 살 수 있고,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이상 말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소위 객관적 진리를 발견해 내고, 모든 철학 체계를 다 꿰뚫어 그것을 다 논할 수 있고, 또 그 하나하나에서 오류를 집어낼 수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가에 대한 이론을 전개해 치밀하고도 통일성 있는 사상을 하나 만들어 냈다 한들, 나는 그 안에 살지 않으면서 다만 남들에게 제시하기 위한 사상 세계에 불과하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만일 내가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한들, 기독교가 내게, 내 삶에 깊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또한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진리가, 내게 신뢰와 헌신이 아니라 공포의 전율만 일으키는 싸늘하고 적나라한 진리라면, 그것이 내게 무슨 유익이 되겠는가?
물론 나는 여전히 지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내 삶으로 들어 올려져야 한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고, 내 영혼이 간절히-마치 아프리카 사막이 물을 갈망하듯-찾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아직 내게 없기에, 지금 나는 마치 이미 집도 얻고 가구와 세간도 다 갖추었으나 아직 그 안에서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나눌 연인을 찾지 못한 어떤 남자처럼, 이렇게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다.
출처 : 「목마른 내 영혼」/ 알리스터 맥그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