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밖 등 굽은 감나무
걸린 초승달
회한으로 눈시울 붉히고
봄볕 한아름 안고
천성으로 길 떠난 아버지
그 아물지 않는 생채기 보듬는
소쩍새 울음
그래서 잠 들 수 없는
아, 4월이여
4월의 영령들 안장된
수유리 골짜기
살아도 죽은 것 같은 세월
내려앉은 묘비 위로
돋아나는 이름
“내 아들 주열아!”
어머닌 억장이 무너져내리고
그래서 잠 못 드는
아, 4월이여
통일전망대에 올라
고난의 잔 홀로 비운다
울컥울컥 쏟아내는
통일의 염원
형제를 겨눈 총부리 거두고
어느 누가
이 분단의 장벽을 허물 것인가
그래서 잠 못 이루는
아, 4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