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유형 떠나는
카튜샤
그녀의 얼어붙은 눈물방울
툭툭 떨구고간 길 위로
주홍빛 하늘
해산의 진통 쏟아낸다
육중한 돌문으로도 가둘 수 없는
생명을 품은 이여
계집아이 손가락질에도
두려움으로 굳은 내 심장에
생수를 솟게 하소서
태양이 멈춘 골고다 언덕
절망의 십자가 아래
슬픔으로 주저앉은 어머니
찢긴 가슴에
사랑의 미소로 안기소서
주님을 모른다고
아니, 죽어도 모른다고
목숨을 구걸하여 떠나간 베드로
부끄러운 그 입술에
용서의 말씀으로 임하소서
버림받은 저 동토(凍土)에도
새 순을 돋게 하시는
당신은 생명의 빛이어라
어둠에 눌린 들풀들아
머리를 들라
승리의 새 아침을 찬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