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의 일입니다.
어느 날 오후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의
타이피스트가 중요한 서류에 ‘미스’ 투성이를 해놓았습니다.
애인을 떠나보내고 눈에 눈물이 어려서 그랬다는 것입니다.
간다간다 하기에 가라 하고는
가나 아니 가나 문틈으로 내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워 보이지 않아라
이별의 눈물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눈물은 인정의 발로이며 인간미의 상징입니다.
성스러운 물방울입니다.
성경에서 아름다운 눈물의 모습을 찾는다면,
누가복음 7장, 한 탕녀가 예수의 발 위에 흘린
눈물을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씻고, 거기에 향유를 바르는 장면입니다.
미술품으로 내가 가장 아름답게 여기는 것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입니다.
거기에는 마리아의 보이지 않는 눈물이 있습니다.
저 많은 아름다운 노래들은 또한 눈물을 머금고 있지 않습니까.
도시에 비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이 ‘눈물 내리는 마음’이 독재자들에게 있었더라면,
수억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무실의 그 타이피스트, 그가 흘린 눈물에는
한 트럭의 서류보다 소중한 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