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바람을 잡으려 했네/장시하


바람을 잡으려 했네
보이지 않는 것을
잡을 수 없는
헛된 바람을 잡으려 했네

다섯 살 박이 조카 동우는
삼촌은 매일 어디에 가냐고 물으면
바람을 잡으러 간다고 했네

그 바람 잡아
바람의 장날
저잣거리에 나가
그 바람 팔아
아이스크림도
과자도, 장난감도
사 준다했네

조카 동우는
해맑게 웃으며
삼촌 바람 많이 잡으라하네

다섯 살 박이 조카 동우는
바람을 잡을 수 있다고 믿어주었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내 눈 가득 눈물이었네

관련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