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넌방 아버지의 기침으로 시작된다
투닥투닥 아궁이의 불꽃 튀는 소리
구수한 여물 냄새와 어우러진
꼬끼오 푸닥이는 수탉!
입김 호호 불어 문창호지 가운데 달린
유리에 그림을 그린다
옆집 사내아이 키 쓰고 소금 얻으러 온 날
아이 어른 웃음꽃 만발하고
정으로 살던 어린 시절
반장 아저씨 작은 수첩 들고
농약 살 가정 감자씨 받을 집
컹컹 멍멍이 짖도록 발걸음 잦던
새벽!
희뿌옇게 밝아 오지만
아늑하게 꾸려졌던 날인데
초가지붕 사라지고
입식 부엌으로 단장된 후
소 갈이 밭엔 경운기 소리
어느 때 새벽은 포근함 사라져
메마른 까치만 대추나무 앉아 짖어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