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존재다.
우리 부부도 행복을 소유하려고 무진 노력을 했던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자꾸만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둘째를 낳은 지 14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흐른 98년 봄이었다.
우리가 ‘딸을 입양하자’는 일을 결정할 무렵에 멀리서 행복의 파랑새가 우리 눈에 보이더니, ‘입양’이라는 말을 나누기 시작하자 행복의 파랑새가 우리를 향해 날개 짓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파랑새를 쳐다보면서 얼마나 웃고 행복해 했는지 모른다.
꿈을 가졌더니 그 해 여름 입양이 결정되었고, 두 아들을 불러모아 의견을 물었다.
“엄마 아빠가 너희 여동생을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하냐?” 는 뜻밖의 질문에 두 아들의 눈에도 무언가 알 수 없는 파랑새가 보이기 시작했던 모양이다.
상상조차 못했던 여동생이 생긴다는 말에 “야호!”를 외치며 좋아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입양을 하기 전부터 입양의 행복에 감염되고 말았다.
98년 7월 20일 눈썹이 유난히 짙고, 새까만 눈동자를 소유한 ‘은총’이가 엠펙파랑새를 타고 우리 집으로 왔다.
그 파랑새는 이내 우리 집 대들보 위에 둥지를 틀었고, 그 둥지에서 ‘행복’이라는 옥구슬을 날마다 우리에게 쏟아 붓는 것이었다.
그 구슬을 받아 든 우리 가족은 저마다 싱글벙글 웃으며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입양을 통해 행복의 파랑새를 만났고, 그 새의 알을 먹기도 하고, 그 파랑새를 타고 이제껏 다녀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으로 맘껏 웃어대며 돌아 다녔다.
첫 딸이 네 살 되는 해에 둘째 딸을 또 입양키로 하고 시설을 방문했다.
많은 아이 가운데 우리에게 유난히 미소를 보내는 한 아이가 눈에 밟혀 한 달만에 딸로 맞았다.
그러나 반년쯤 지난 후 그 사랑스런 딸이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고 믿을 수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들락거리며 ‘혹시?’, ‘아닐꺼야?’ 를 기대했지만 우리의 기대는 산산히 무너졌고 철렁 내려앉는 가슴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 아이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이며, 장애로 인하여 얼마나 고통스런 인생을 살게될까?
그리고 우리가 감당해야 할 치료와 재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염려하는 가운데 꼬박 밤을 새웠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셨다.
‘장애가 있는 이 아이를 어디로 보낼까?’ 염려하셨던 주님께서 우리가정을 선택하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은총이는 금년에 일곱 살이 되었는데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공부도 잘하고 매사에 총명하다. 은별이 역시 크다란 두 눈이 별처럼 빛나는 특별한 선물이다.
비록 장애가 있어도 얼굴이 천사 같은 아이이기 때문에 두 아이를 쳐다보노라면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어 좋다.
은총이와 은별이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의 파랑새를 만났고, 그 파랑새가 생산해 주는 행복의 알을 먹고, 날마다 행복의 파랑새를 타고 훨훨 날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