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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수


40여년 전이 조금 아까 같은 때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섬기고 있는 천직이 그 때부터였습니다.

나의 시선이 순식간에 수천 수만 광년(光年) 밖에 있는
별에 갈 수 있듯이, 기억은 수십년 전 한 초점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조금 아깝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40여년 전과 지금의 사이에는 변화곡절이 무상하고
농도 진한 ‘생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생활 역사를 한
페이지 읽어보면 일년이라는 세월은 긴긴 세월이요,
하룻밤, 아니 오 분에도 별별 사건이 다 생기는 것입니다.

과거를 역력하게 회상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장수를
하는 사람이며, 그 생활이 아름답고 화려하였다면
그는 비록 가난하더라도 유복한 사람입니다.

예전을 추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생애가 찬란하였다
하더라도 감추어둔 보물의 세목(細目)과 장소를 잊어버린
사람과 같습니다.

그리고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그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제한된 생리적 수명을 가지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적고 착한 일을 하고,
때로 살아온 과거를 다시 사는 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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