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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복음


헤밍웨이의 단편모음집에 이런 짤막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페인에 어느 엄한 아버지가 있어 그의 아들과 건건사사 충돌합니다.
아버지의 시각으로 볼 때 그 아들 하는 일이 못마땅합니다.
아버지가 볼 때는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요 아들은 사람도 아닙니다.
계속 충돌하던 나머지 이 아들은 집을 나가버립니다.
가출을 해서 몇해동안 방황을 합니다.

아들을 내보내고나니 아버지는 괴롭습니다. 늘 가슴아파합니다.
잘못이 있어서, 내보낼 수 밖에 없어서, 사람답지 못해서, 소망도
없어서 내보냈지만 내보낸 아버지는 별수없이 괴롭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들을 용서하지 못한 아버지, 절대로 편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용서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신문광고를 냈습니다.
짤막하게 광고했습니다. 그 아들의 이름이 파코입니다.
“파코! 화요일 정오 몬타나호텔에서 만나자. 다 용서했다. 아빠!”

예정한 시간, 정오에 호텔에 가보았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물경 800여명이나 되는 젊은이들이 모였지 않습니까?
파코란 이름이 아주 흔한 이름이었고, 그 이름으로 집나간 아이들이
이렇게 많았다, 800여명이나 되더라, 그런 얘기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아빠는 너를 용서했다.”
여기 무슨 조건이 있겠습니까. 여기 무슨 시비가 있겠습니까,
무슨 이유가 있고… 아무 변론이 없습니다. 거저 “용서했다,
내 사랑으로 너를 용서한다, 내가 너를 다 용서했다, 돌아오라,”
이것입니다.
이것이 용서의 복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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