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보행자들이 신호대기선에 서서 기다렸다.
이때 젊은 엄마가 네다섯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황급히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사내아이는 “엄마 이러면 안돼요.
빨간불이 켜졌어요”하고 소리쳐보지만 힘 센 엄마의 손에 붙잡혀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네 엄마들의 교육열이 세계적 수준이다.
그 덕에 우리 모두 그 어렵던 시절에도 교육의 혜택을 입어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사회를 이룬 나라에서 잘 살고 있음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생겼다.
요즘 학교 시험 때가 되면 아이 엄마 할 것 없이 초비상 상황에 들어간다고 한다.
엄마와 아이가 한마음 한뜻으로 성적 올리기에 힘쓰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엄마가 머리를 싸매고 침대에 누워 끙끙 앓는다는 것이다.
급기야 아이가 엄마를 위로한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에 잘하면 되잖아요.”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떨어진 아이는 엄마나 아빠의 위로를 받고 싶은데 오히려 엄마가 더 초죽음이 돼 있으니 아이 나름으로는 진퇴양난의 처지가 되는 것이다.
어디 엄마와 아이들뿐인가. 성도들은 목회자가 혹시라도 잘못돼 어려움을 당할까봐 부르짖어 기도하고, 심지어 백성들까지도 나랏님이 뭐 또 실수라도 하실까봐 노심초사 걱정이란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가.
어린아이같이 무질서한 부모들, 가치관을 상실한 무기력한 지도자들, 참 진리와 절대 가치를 부정하며 소망과 꿈이 없어 낙담해 있는 젊은이들, 참 지도자가 없다보니 백성들이 자기 옳은 대로 행하는 사사시대가 돼 버렸고, 백성들은 비전이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가 돼 가정이 붕괴되고 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곳저곳에서 지도력이 실종되고 있다. 이제 교회가 참 진리를 외치고 빛을 발하여 세상에 꿈과 소망을 주어야 할 때다.
성도가 일어나서 진리를 실천하고 세상을 품고 기도하고 삶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새로운 기독교 문화 창출로 세상을 세우고 섬겨야 할 때가 눈앞에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