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나라 예법으로는 임금이 잡으신 손은 아무도
다치지 못하도록 비단으로 감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존귀한 손의 소유자는 일생을 손이 하나 없는
불구자같이 살면서고 늘 행복을 느꼈으리라.
잘못 역적으로 몰려 체포되어 갈 때도 형조관헌(形曹官憲)들도
그 손만은 건드리지 못하였을 터이니,
그는 불들려 가면서도 자못 황은이 망극하였을 것입니다.
어떤 영국 사람이 자기 선조가 영국왕 헨리 6세의 지팡이에
맞아 머리가 깨진 것을 자랑삼아 써놓은 글이 있습니다.
바이런이 영국 사교계의 우상이었을 때,
사람들은 바이런 같이 옷을 입고
바이런 같이 머리를 깎고
바이런 같은 웃음을 웃고
걸음걸이도 바이런 같이 걸었습니다.
그런데 바이런은 약간 절름발이였습니다.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싸인을 간직하는 즐거움,
자기가 소장한 명품이 가짜인줄도 모르고 만족하는 사람,
사람은 저 잘난 맛에 산다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잘난 맛에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반사적 환희와 영광이 없다면 사는 기쁨은 절반이나
감소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