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넘어질 듯 넘어질 듯 계단을 올라가는 아이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그 손을 쥐고 아이의 걸음에 맞춰 따라가기란 참 쉽지 않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아이를 번쩍 들어 안아 성큼성큼 올라가고 싶었다.
그랬으면 아이도, 나도 참 편했으리라.
그러나 1년 후, 2년 후, 10년 후가 지나도록 늘 계단을 오르는 아이를 내가 번쩍 안아 옮겼다면?
아이는 십대가 되어서도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아이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난 아이의 걸음에 맞춰 걸어갔고, 때로는 내 손을 숨겼으며, 때로는 아이 뒤에서 따라갔다.
우리는 그분의 훈계를 받는다.
우리가 무언가 잘못을 해서이기도 하지만, 잘못이 없는데도 시험하신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기다리지 않으실 수 있다.
번쩍 들어 안아 우리를 옮기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의 딸, 그분의 아들이기에 얼굴을 숨기시며, 기다리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준비시키기 위해 훈계하신다.
우리가 더욱 자라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변의 그 누구도 나를 옹호하지 않고, 심지어 하나님마저 도움의 손길을 거두실 때, 우리는 그 고독한 시간에 걸음마를 배운다.
우리는 그렇게 자라간다.
- 「기쁨을 묻다」/ R. T. 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