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16대 대통령 링컨(Abraham Lincoln)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한 부대 사령관이던 미드(George Gordon Meade)
장군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내가 보기에 장군은 리 장군을 도망치게 한 것이
얼마나 큰 실책인지 깨닫지도 못하는 것 같소.
그는 독 안에 든 쥐였으며, 만일 그를 포위했더라면
최근 우리가 거둔 다른 승전과 함께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었을 것이오.
그러나 이젠 보다시피 전쟁을 무기한 끌게 되었소. …
나는 이제 장군이 임무를 완수하리라는 것을 믿지 않소.
절호의 기회는 이미 지나갔으며,
이 때문에 내 심정은 말할 수 없이 괴로울 뿐이오.”
이 편지는 링컨 대통령이 자신의 총공격 명령이 이행되지 않고
전쟁이 지연된 것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못해 쓴 편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7월, 남군 총사령관
리(Robert Lee) 장군이 지휘하던 군대는 워싱턴 DC 인근의
포토맥 강이 홍수로 범람하자 퇴로가 차단된 채 발이 묶여 있었다.
링컨 대통령은 이때야말로 총공격을 가해 남군을 섬멸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는 즉시 미드 장군에게 총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미드는 명령을 즉각 따르지 않고,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워 총공격을 지연시켰다. 그러는 사이
강물이 줄자 남군은 재빨리 강을 건너 남부로 퇴각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편지는 보내지지 않았고, 링컨이 죽은 후
그의 서류함 속에서 발견되었다.
링컨은 이 편지가 자신과 미드 장군 사이를 나쁘게 하고,
전쟁 수행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부치지 않았던 것이다.
- 「물에 빠져 죽은 오리」/ 양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