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 7:7)
그곳에서 그 여인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간음하다 붙잡혔을 법한 상대 남자도 거기에는 없었습니다. 단지 예수를 잡아 넣을 심산으로 율법학자, 바리새인들이 써먹는 도구가 되어 그녀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외롭게 서있습니다.
그녀를 더러운 죄의 덩어리로 보지 않고 한 인간으로 보아주는 사람은 단 하나, 바로 예수님 뿐이었습니다. 그 여인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는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거기에 있었던 사람들은 죄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떠나고 그 여인과 예수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참 만남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 자신이 사람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는 그 순간, 그녀는 자기가 죄인임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예수께서 선포하시는 용서의 선언,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 짓지 말라”는 이 말씀이 얼마나 크고 무겁게 그녀에게 다가왔을지! 진정한 회개는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온 존재를 꿰뚫으며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사야의 말처럼 귀가 막혀 듣지 못하고, 눈이 멀어 볼 수 없고, 마음이 병들어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죄인들입니다.
이 여인처럼 주님 앞에 단독자로 서 있을 때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우리는 누구도 미워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여인이 바로 나입니다.
여인의 절망을 듣지도 보지도 깨닫지도 못했던 그 곳의 군중들이 바로 죄인들이었습니다. 오늘 교회는 사람들의 절망과 고통의 탄식소리를 듣기보다는 오히려 정죄하는 일에 앞서고 있지는 않은지요?
건강한 신앙 공동체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임을 깨닫고 서로에게 베푸는 사랑으로 날마다 더욱 풍성해져 가는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