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아 가는 푸르고 푸른 하늘아래
가을이야기 병풍처럼 펼쳐볼까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내리는 햇살
실바람에도 넘어질 듯 하느작거리며
살짝 스치는 바람 전주곡 삼아
하늘 향해 가녀린 목청 높여
고즈넉하게 피어오른 코스모스
이슬 피하여 해거름에도 라이트를 켜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쁘게 움직이는 농기계
향긋한 볏짚향기 풍겨내고 잘려나간 자리에
가득가득 채워진 곡식가마니 떨구어지고
사람들의 눈 피해 이삭 줍는 철새들의 움직임
산등성이마다 곱디고운 옷 갈아입고서
한껏 자태를 뽐내며 나그네 미혹할 새
황혼이 아름답다 붉어진 강가에
어느새 하얀 면류관 쓰고 눈물 머금은 채
깊은 사색에 잠겨 고독의 늪에 빠진 갈대
불과 며칠 전 햇살 피하여
손잡고 나무그늘 거닐던 연인들
어느새 옷깃 세우고 허리에 팔 둘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집 찾으니
아~
가을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