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현명한 왕이 여러 철학자들과 왕궁의 테라스에 앉아
아름다움은 어디에 존재하는 가를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뜰에서는 왕자와 고관의 자식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왕은 자신의 충직한 하인을 불러
보석이 촘촘히 박힌 모자를 주며 말했습니다.
“이 모자를 저기 뛰어 노는 아이들 가운데 네가 보기에
가장 잘 생기고 아름답게 보이는 아이에게 씌워 주거라”
모자를 받아든 하인은 가장 먼저 왕자에게 씌워 보더니
다시 벗겨 말숙하게 생긴 고관의 아이에게도 씌워 보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도 마음에 썩 들지 않았습니다.
그는 계속 값진 옷을 입고 있는 여러 아이들에게
돌아가면서 모자를 씌워보았지만 그곳에 있는
어느 아이 하나 마음에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모자를 씌웠습니다.
그가 보기에 옷은 누추하지만
그래도 자기 아들에게 모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모자를 띄운채 아들을 왕에게로 데려갔습니다.
“폐하 모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는
송구하게도 소인의 자식인 듯 하옵니다.”
그러자 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철학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보게들, 잘 보았는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눈이 아니라 바로 마음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