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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제발 저리지


귀염둥이 작은 딸내미가 춥다고 아침에 학교에 입고간 잠바를 어디다 벗어놓고 그냥 왔습니다.

분명히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어? 어디 갔지?

문득 보니 옷을 입고 있지 않더랍니다.

얼마나 신나게 뛰어 놀았으면 옷을 벗은 것도 몰랐을까?

집에 와서 한숨을 쉬며 큰 걱정을 합니다.

엄마에게 혼날 것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길가에서 국화 꽃 한 송이를 꺾어와서는 “이 꽃을 드리면 화를 안 내실까?”

엄마가 돌아오시면 어떻게 엄마를 기분 좋게 해 드릴지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돌아오시자 슬슬 눈치를 보더니

“엄마 졸려요” 하면서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갑니다.

“쟤, 일 저지르고 저러는 거야. 야단 치지 말고 그냥 한번 봐줘.

당신 오기 전부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면서 걱정을 하고 있다니까…”

제 말을 듣고 아내가 “내일 일찍 가서 옷을 찾아와라”하고 그냥 꾹 참아줍니다.

휴 ~ 밝은이의 표정이 어느새 활짝 피어나더니 빨딱 일어나 침대에서 뛰어 내려옵니다.

“너 졸리다며?”

“이제 안 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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