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숙종이 평복으로 민정시찰을 나갔다가
저잣거리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선비를 만났다.
딱하게 여긴 숙종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선비는 “과거시험 보러 왔다가 낙방했다”고 대답했다.
숙종은 “참으로 안됐다”며
“아무 벼슬이라도 하겠느냐”고 물었다.
선비는 “뉘신 지 모르겠으나 시켜주면 하겠다”고 했다.
숙종은 군수, 판서, 정승 벼슬을 차례로 나열하며
할 수 있는지 물었다.
물을 때마다 그 선비는 “하겠다”고 했다.
숙종은 마지막으로 “임금 자리 주면 하겠소”라고 물었다.
순간 숙종 눈에 불이 번쩍 했다.
선비는 “나보고 역적질하란 말이냐”며 숙종의 뺨?때린 것이다.
놀란 숙종의 무감들이 선비를 붙잡고 요절을 내려는 찰나,
숙종이 나서며 말했다.
“아니다. 저 사람이야말로 진정 충신이다.”
그 후 벼슬길이 열린 선비는 정승 반열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