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를 휘두른 채 떠 가는 불을 멀리 바라다보는 포즈,
그 바람에 날리는 스커트, 이것은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변두리를 툭툭 건드리며 오래 얼려보다가 갑자기 달려들어
두들기는 북채, 직성을 풀고는 마음 가라앉히며 미끄러지는
장삼자락, 이것도 멋있는 장면입니다.
저숙한 교태를 연장시키느라고 춘향을 옥에서 하룻밤 더
재운 이몽룡은 멋없는 사나이입니다.
무력으로 오스트리아 공주 마리아 루시아를 아내로 삼은
나폴레옹도 멋없는 속물입니다.
논개(論介)와 계월향(桂月香)은 멋진 여성입니다.
자유와 민족을 위하여 청춘을 버리는 것은 멋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황진이(黃眞伊)도 멋있는 여자입니다.
누구나 큰 것만을 위하여 살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오히려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멋있는 사람은 가난하여도 궁상맞지 않고 인색하지 않습니다.
멋은 가난한 마음이고 마음의 여백이 있습니다.
받는 것이 아니라, 선뜻 내어주는 것이 멋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마음으로 올해를 마무리 하는
아름다운 멋의 주인공들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