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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마음


신혼 때 입었던 잠옷을 입어보고 알아보나 못 알아보나 남편의 눈치를 살피는 중년여인.

아직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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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한 마리 잡아다가 들여다보며 밤을 새우는 희극배우.

장난감 자동차를 모아놓고 그것들에 정을 붙이고 사는 소아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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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을 못 사고 연필로 스케치만 하는 화가는 가끔 양초를 녹여 작은 아기의 얼굴을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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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했던 자기 노래를 듣고 있는 가수.

이제는 던지는 볼이 말을 안 듣는 유명한 투수, 관중들은 조용히 보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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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아주 버릴 수 없는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그와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런 편지를 쓴 여인도 있다.

다들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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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싹이 트는 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노인, 칠십 평생을 반은 일본 압제 밑에서 살고 반은 둘로 갈라진 국토에서 살았다.

자식이 어머니를 사모하듯 나라를 생각해 온 그는 한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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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동정할 줄 알고, 남이 잘되기를 바라고, 고생을 하다가 잘사는 것을 보면 기쁘다.

시장 아주머니가 첫아기를 순산했다면 그저 기쁘고 아들인지 딸인지를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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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도 소팽도 센티맨탈리스트였다.

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졌다.

여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우리 모두 여린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인생은 좀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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