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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2:9-13 다시 읽기 — 사랑을 일상의 모양으로 살아내는 길


로마서 12장은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추상적인 감정으로 두지 않습니다. 바울은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 뒤, 존경하고 섬기며 기도하고 나누는 삶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 줍니다. 이 말씀은 사랑을 잘 느끼는 사람만의 특별한 성품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우리의 말과 시간, 관계와 선택 안에서 어떤 모양으로 드러나는지 묻게 합니다.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로마서 12:9-10)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라는 말은 듣기 좋은 말만 하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진실한 사랑은 상대를 이용하거나 내 이미지를 세우기 위한 친절과 다릅니다. 때로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말해야 하고, 상대의 유익을 위해 내 편리함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감정의 크기보다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진실하게 서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바울은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먼저 하라고 권합니다. 존경을 먼저 한다는 것은 내가 인정받은 뒤에만 상대를 귀히 여기는 태도와 다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수고를 알아보며,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작은 행동 속에 존경은 자랍니다.

본문은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도 말합니다. 여기서 열심은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분주함과 같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에서 사랑을 미루지 않고, 필요한 책임을 성실히 감당하려는 태도입니다. 지친 사람에게 안부를 묻고 약속한 일을 지키며,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정직하게 행동하는 일이 주님을 섬기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넓은 하늘과 들판 아래 이웃을 섬기는 마음을 기도로 돌아보는 풍경
Photo via Unsplash

소망 중에 즐거워하고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힘쓰라는 권면은 현실을 가볍게 보는 말이 아닙니다. 힘든 때에도 기뻐하라는 명령을 감정을 감추라는 말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바울은 환난이 없는 삶을 약속하기보다,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기도하며 소망을 붙들라고 말합니다. 기도는 상황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나님께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고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는 말씀은 사랑이 구체적인 필요를 지나치지 않도록 합니다. 대단한 것을 줄 수 없어도 한 끼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알려 주고, 지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시간과 관심을 어떻게 사용할지 묻는 것은 사랑을 부담스러운 업적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받은 은혜가 이웃에게 흘러가게 하는 길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며 모든 관계를 내 힘으로 완벽하게 돌봐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한계가 있고, 때로는 도움을 받는 쪽에 서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능력을 자신에게서 끌어내려 하기보다 하나님께 구하는 것입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가 필요할 때 먼저 사과하며, 지혜가 필요할 때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는 것이 진실한 사랑의 일부입니다.

오늘 로마서의 권면을 한 가지 행동으로 옮겨 보십시오. 먼저 존중을 표현하고, 필요한 곳에 작은 도움을 보태며, 어려운 관계를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특별한 순간에만 빛나는 말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에서 조금씩 모양을 얻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진실하고 따뜻한 삶으로 살아내기를 바랍니다.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로마서 12:12-13)

말씀을 마음에 머물게 하는 일은 금세 답을 얻기 위한 조급한 과정이 아닙니다. 오늘 마음에 남은 한 문장을 적어 두고, 마음이 흔들리는 때에 다시 읽어 보십시오. 말씀은 우리의 속도를 재촉하기보다 생각과 욕망을 비추며, 작은 선택의 방향을 새롭게 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도 성급히 단정하지 말고 기도하며 다시 말씀 앞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묵상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이웃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 한 명의 형편을 살피고, 필요한 말은 정직하면서도 따뜻하게 건네 보십시오. 눈에 띄는 변화가 바로 보이지 않아도 말씀을 따라 선택한 작은 친절은 관계를 지키는 씨앗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받은 위로가 다른 사람의 쉼이 되도록 사용하십니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해지지 않는 것도 믿음의 길에 필요합니다. 부족함을 깨달았다면 숨기거나 변명하기보다 하나님께 솔직히 아뢰고, 가능한 회복의 길을 찾아보십시오. 복음은 넘어짐이 마지막 문장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시 사과하고, 다시 배우고, 다시 선한 선택으로 돌아오는 걸음 안에서 우리는 은혜를 실제로 배웁니다.

모든 짐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 친구, 교회 공동체와 마음을 나누어도 좋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일은 믿음이 부족하다는 표시가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통해 베푸시는 돌봄을 겸손하게 받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지혜를 구할 때, 우리의 신앙은 생각에 머물지 않고 관계 안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오늘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성실하게 행동하고, 내 손을 벗어난 결과는 기도로 하나님께 올려 드리십시오. 이 구분을 배우는 동안 우리는 무기력에 머물지 않으면서도 모든 결과를 통제하려는 무거움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집니다. 주님과 함께 걷는 믿음은 오늘의 작은 순종을 통해 내일의 소망을 준비합니다.

오늘의 말씀을 새로운 부담의 목록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비교와 과시로 몰아가기보다, 이미 하나님께 사랑받는 사람으로서 어떤 길을 걸을지 비추어 줍니다. 잘해야만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은혜로 가까이 불러 주신 분을 신뢰하며 한 걸음 응답해 보십시오. 그 응답은 크지 않아도 삶의 중심을 조금씩 바로 세웁니다.

마음에 질문이 남을 때에는 성급히 결론 내리거나 스스로를 정죄하지 말고, 왜 그 말씀이 내게 어렵게 들리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말씀과 기도, 공동체의 권면을 통해 분별하게 하십니다. 솔직한 질문을 품고 다시 말씀 앞으로 가는 일도 믿음의 중요한 모습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 배우는 사람으로 부름받았습니다.

신앙의 성장은 특별한 감정을 기다리는 일만은 아닙니다. 아침에는 오늘 지킬 한 가지를 정하고, 낮에는 그 약속을 잠시 떠올리며, 저녁에는 어떻게 살아 냈는지 하나님께 솔직히 말씀드려 보십시오. 잘한 일에는 감사하고 부족한 일에는 도움을 구하십시오. 이런 작은 리듬이 쌓일 때 말씀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말과 표정, 관계와 선택을 새롭게 하는 실제적인 길잡이가 됩니다.

믿음의 길에서 때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말씀을 다시 읽고 기도하며 사랑을 선택하는 반복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눈에 띄는 결과만으로 우리의 하루를 평가하지 않으시고, 그분께 돌아오는 마음을 기쁘게 받으십니다. 오늘 한 번 온전히 하지 못했더라도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소망을 품고, 맡겨진 자리를 충실히 살아가십시오.

마지막으로 오늘 만날 한 사람과 해야 할 한 가지 일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자리에서 어떤 말과 표정, 어떤 작은 행동이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낼 수 있을지 기도해 보십시오. 거창한 계획보다 먼저 한 번 더 듣고, 한 번 더 감사하며, 한 번 더 정직해지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이런 조용한 순종은 눈에 띄지 않아도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지키며 다음 걸음을 준비하게 합니다.

말씀을 붙드는 하루에는 잠시 멈춰 감사할 이유를 찾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숨과 일상, 곁에 있는 사람과 다시 시작할 기회를 돌아보십시오. 감사는 어려운 일을 좋다고 꾸미는 태도가 아니라, 어려움이 삶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은혜의 흔적을 기억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받은 작은 선물을 하나님께 고백할 때 우리의 시선은 조금 더 넓어지고, 이웃을 대하는 말에도 따뜻함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의 부족함까지도 주님께 맡기며 늘 평안히 걸어가십시오.

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 가까운 사람 한 명에게 먼저 존중을 표현할 방법을 정해 보십시오. 고마움을 말하거나 필요한 도움을 묻고, 그 관계를 사랑으로 지킬 지혜를 위해 기도해 보십시오.


본 글은 크로스맵 편집팀이 편집·발행합니다. 성경 인용은 개역개정판을 따릅니다.